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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anneliesvandervegt.nl/tours/126/ 에서 더 많은 사진을 볼 수 있다.

 

 

2015. 09. 12

일상의 평범함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머리로 생각하긴 쉬운 것 같았은데,

막상 몸으로 실감하는데 관대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지난 6월에 내한했던 18세기 오케스트라의 일행이었던

Annelies van der Vegt의 사진 70컷( http://anneliesvandervegt.nl/tours/126/ )을 한장 한장 넘겨보며

문득, 일상과 평범함의 소중함을 떠올려 본다.

무대의 앞과 뒤, 은발의 뮤지션들, 이국인의 눈으로 본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들...

그리고

계절이 바뀌는 주말저녁에 떠올리는 김수영의 시 두 편.

 

<채소밭 가에서>
-김수영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강바람은 소리도 고웁다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달리아가 움직이지 않게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무성하는 채소밭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돌아오는 채소밭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바람이 너를 마시기 전에

 


<싸리꽃 핀 벌판>
-김수영

피로는 도회뿐만 아니라 시골에도 있다
푸른 연못을 넘쳐흐르는 장마통의
싸리꽃 핀 벌판에서
나는 왜 이다지도 피로에 집착하고 있는가
기적소리는 문명의 밑바닥을 가고
형이상학은 돈지갑처럼
나의 머리 위에서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