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고르, 『D에게 보낸 편지』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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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사랑을 하고, 우리가 사랑하는 바로 그 사람의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지, 왜 다른 사람은 안 되는지 그것을 철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나는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가 하고 있던 사랑의 체험 속에서 찾지 않았습니다. 우리 사랑의 기반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지 못했던 것입니다. 지금 쓰고 있는 이 편지에서 막 알아낸 것을 그때는 발견하지 못한 거지요. 우리 육체(내가 언급하고 있는 육체는 사르트르와 메를로 퐁티가 말한 '영혼이 육체이다'라는 것을 가리키는 것입니다)의 맛이란 늘 약속되어 있으면서 또 늘 스러지는 것인데, 그 맛에 괴롭고도 달콤하게 사로잡힌다는 사실이 어린 시절에 뿌리를 둔 근본적인 경험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우리에게 영원히 이상적인 기본 유형으로 남을 어떤 목소리, 향기, 피부색, 존재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내 안에 들어와 울리던 느낌을 처음으로, 그리고 근원적으로 발견한 경험 말입니다. 사랑의 열정이란 바로 그런 것이지요. 타인과 공감에 이르게 되는 한 방식입니다. 영혼과 육체를 통해 이 공감에 이르는 길은 육체와 함께하기도 하고 영혼만으로도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는 철학 안에 그리고 철학 밖에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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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사람의 첫째 목적은 그가 쓰는 글의 내용이 아닙니다. 그에게 제일 필요한 것은 쓴다는 행위입니다. 쓴다는 것은 세상에서 사라지고 자기 자신에게서 사라져서 결국은 세상과 자기 자신을 문학적 구상의 소재로 만드는 것입니다. 다루는 '주제'에 대한 문제는 그 다음에야 제기되는 것입니다. 주제는 필요조건입니다. 글을 만들어낼 때 부차적일 수 밖에 없는 조건이지요. 글을 쓸 수만 있게 해준다면 어떤 주제든 좋은 주제입니다. 6년 동안, 그러니까 1946년까지 나는 줄곧 '일기'라는 것을 썼습니다.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였지요. 아무 이야기나 썼습니다. 난 '글쟁이'였습니다. 글쟁이는 써야겠다는 욕구를 주제가 받쳐줄 때에야 비로소 진정한 작가가 됩니다. 이떄 주제는 써야겠다는 욕구를 계획적으로 정리해주거나 또는 그렇게 정리하라고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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